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이 모르게 예루살렘 성전으로 올라가십니다. 유다인들의 초막절 축제 중이었는데, 이 축제는 이스라엘이 40년간의 광야에서 떠돌았던 때를 기억하고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는 계약의 백성이라는 것과, 약속된 메시아를 희망하며 기다리는 것이었고 예루살렘 성전으로 순례를 오는 것은 의무였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몰렸기 때문에 그 사이에 숨어서 예루살렘 성전으로 올라가는 것은 어렵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이 자신을 죽이려고 한다는 것을 아시면서도 계속해서 숨어 계시지 않고 축제 중반쯤 되어서 당신을 드러내시며 성전에서 가르치십니다.
성경을 가르치셨는데, 아마 축제의 의미와 맞게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을 위해서 하신 일들과 그 모든 일들이 메시아를 향하고 있다는 것을 가르치셨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믿지 않기 때문에 모르는 아버지를 당신은 알고 계시고 모든 것은 그 분의 뜻대로 하시는 것이라고 하시며 당신이 아버지께서 보내신 메시아라는 것을 암시하는 말씀을 하시지요. 물론 믿는 사람들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믿지 않는 이들은 예수님을 잡으려고 하였지만 때가 아니었다고 복음은 말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렇게 성전으로 올라가는 많은 순례자들 사이에서 눈에 띄지 않고 올라갈 수 있으셨듯이 우리도 세상의 사람들 사이에 눈에 띄지 않고 지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눈에 띄지 않기 위해서는 그들이 향하는 방향으로 함께 가야 하는 것이지요. 예수님께서는 유다인들이 당신을 죽이려고 하기 때문에 성전에 올라 갈 때까지 무사히 갈 수 있도록 몰래 올라가신 것일 수 있지만, 우리는 무엇 때문에 세상 사람들 사이에서 눈에 띄지 않으려고 할까요? 아버지의 자녀라는 것이 부끄럽기 때문일까요? 그리스도인이라는 것을 드러냈다가 해라도 입을 까봐 그럴까요? 다시 말해서 믿지 않는 세상 사람들과 다른 길을 가는 것이 두려운 것이겠지요. 지혜서의 말씀에서 악인들이 의인들에게 하려는 일들을 당할까 봐 두려운 것입니다.
사람들이 당신이 누구인지 드러내시는 예수님을 잡으려고 했지만 잡지 못했던 것과 같이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는 그리스도인들, 세상과 다른 길을 가며 숨지 않는 그리스도인들을 세상이 잡아 죽인다고 해도 그들이 증인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이 부르신 이들을 통해서 하시는 일을 세상은 막지 못합니다. 그렇게 우리 에게 모범을 보여주는 수많은 증인들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을 믿고 예수님께서 아버지께서 보내신 메시아라는 것을 믿는다면 우리는 세상 속에 숨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당신께 초대하셨고, 당신의 손과 발이 되기 위해서 보내졌습니다. 모든 것은 하느님의 뜻에 따라 이루어지기 때문에 우리가 주님께 순종하는 삶을 산다면 아무리 세상으로부터 미움을 받고 위협을 받는다고 해도 당신께서 원하시는 때에 분명하게 우리를 통해서 당신의 뜻을 이루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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