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법정에서 증언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의 증언은 세상에서 그런 힘이 있는 것이지요.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법정에서 증언할 때 맹세를 하게 하며 거짓 증언을 하면 처벌을 받도록 하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그러한 인간의 증언에 의지하셨다면 십자가에 죽지 않으셨을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서 좋게 말 할 수 있는 길을 찾으려고 했겠지요. 하지만 당신은 아버지의 일을 하기 위해서 오셨기 때문에 사람의 증언은 필요 없다고 하시며, 당신께서 하시는 일, 아버지의 일이 당신을 위해 증언한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그 증언을 믿기 때문에 이렇게 모여서 함께 기도하며 교회안에서 주님을 따르는 삶을 살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서 좋게 증언해 주기를 바라기 보다, 우리가 하는 일이 증언하도록 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일이 증언한 것은 인간을 구원하시려는 아버지의 사랑이기 때문에,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가 하는 일도 그러한 아버지의 사랑을 드러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통해서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내야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리스도인들도 때로는 믿지 않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삶으로 아버지를 증언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증언하려고 합니다. 세상에서 자신이 하는 일과 선택을 통해서 자신이 얼마나 대단하고 능력이 있는 사람인지 드러내기 바쁜 것이지요. 아버지께 드려야 할 영광을 자신이 차지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사람들은 믿지 않기 때문에 자기들끼리 영광을 주고받는다고 하시지요.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에서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이스라엘도 오늘 탈출기의 말씀에서 금 송아지를 만들어 놓고서 이집트에서 자신들을 데리고 나온 신이라고 하며 절을 하고 제사를 지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을 데리고 나오시기 위해서 정말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일을 하셨는데, 그들의 모습에서는 그러한 하느님의 영광이 보이지 않는 것이지요. 누가 금송아지에게 절하는 백성들을 보고 그들이 전능하신 하느님의 백성이라고 생각할까요?
그와 같이 우리의 삶도 다른 형제 자매들에게 누구의 백성으로 보이는지 성찰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 공동체가 그리고 작은 교회인 소공동체가 그리고 각 가정이 과연 우리가 만들어 놓은 금송아지에게 절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백성이라는 것을 하는 일로서 드러내고 있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하신 일들. 특히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서, 분명하게 우리에게 자비하신 아버지를 보여 주셨습니다. 그리고 당신께서는 아버지께서 보내신 아들이라는 것을 그 일들이 증언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그렇게 형제 자매들과 관계 안에서 그리고 사회에서 가지고 있는 우리들의 자리에서 하는 모든 일들이 모든 이들을 향한 아버지의 사랑을 증언 할 수 있도록 주님께 은총 구하며 이 미사를 다 함께 봉헌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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