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 상권의 말씀에서 솔로몬 왕을 찾아온 스바 여왕은 솔로몬의 지혜와 영화가 자신이 들었던 것보다 훨씬 더 뛰어나다고 하며 놀라움을 표현합니다. 우리가 솔로몬의 모습을 상상하기 힘들지만 지금 세상의 모습으로 비교해 보면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최고의 부와 명예를 가지고 있었을 것입니다. 스바 여왕은 솔로몬에게 그러한 것을 주신 하느님을 찬미합니다. 그런데 솔로몬은 나이가 들어서 이방인 아내들에게 끌려서 마음이 하느님에게서 멀어지고 우상을 숭배하게 됩니다. 그래서 생각해 보면 세상의 것은 그것이 아무리 좋고 대단한 것이라고 해도 우리의 마음이 하느님께 머무르게 하는 힘은 없습니다. 하느님에게서 멀어지지 않도록 지켜주지 못하고 오히려 그 반대 상황이 더 쉽게 발생할 수 있는 것이지요.
하느님께서 이 고통에서 나를 건져 주시면 믿겠다, 아니면 하느님께서 경제 적인 상황을 좋게 만들어 주시면 더 봉사하겠다, 또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 주시거나 필요한 것을 채워 주시면 믿겠다고 하며, 자신의 믿음을 세상의 것에 의해서 좌우되도록 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진 솔로몬도 하느님에게서 멀어지는 것을 보면 그러한 것에 의지하는 삶은 우리가 하느님께 충실하도록 하지 못합니다. 세상의 것은 언제나 변하기 때문에 그와 같이 우리의 마음도 그렇게 될 수 있는 것이지요.
모든 것에서 변하지 않는 분은 하느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마음이 변하지 않기 위해서는 하느님 안에 머물러야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오늘 복음에서 마음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몸으로 들어갔다 나가는 음식은 다 깨끗하지만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힌다고 하시는 것이지요. 나쁜 생각에서부터 시작해서 교만 어리석음까지 사람의 마음에서 이러한 것들이 나오는 이유는 단 한가지입니다. 바로 마음이 완전한 사랑이신 하느님과 머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이 아닌 것은 무엇이든 우리를 더럽힙니다. 오직 하느님만이 우리 안에서 미움과 이기심이 아니라 자신을 내어 놓는 사랑이 솟아나게 할 수 있습니다. 그 사랑이 우리를 깨끗하게 하는 것이지요. 무엇으로 우리의 마음을 채울지는 우리의 선택이고, 그 선택에 따라서 우리에게서 나오는 것이 무엇인지, 깨끗하게 하는 것인지 아니면 더럽히는 것인지 드러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마음이 항상 하느님의 사랑으로 채워져 있도록 기도하고 미사를 통해 주님과 일치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우리의 마음은 그냥 아무도 없는 빈 자리가 될 수 없습니다. 하느님이 아니면 우리를 더럽히는 것이 자리 잡게 되는 것이지요.
나약한 인간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솔로몬과 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며, 세상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언제나 주님과 함께 머물 수 있도록 군중을 가까이 당신께 불러 모으신 것과 같이 우리를 당신 가까이로 부르시는 예수님의 목소리에 항상 귀 기울이며 응답한다면 주님께서는 당신 사랑으로 우리의 마음을 채워 주실 것이고, 어떠한 우리를 더럽히는 것도 우리 마음에서 나올 수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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