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이 위선자로 살아가지 않을 수 있는 길이 무엇일까요? 무엇을 어떻게 해야 오늘 복음의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과 같이 예수님으로부터 위선자라는 말을 듣지 않을까요?
보통 세상에서는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들을 가지고 위선자라고 합니다. 사람들을 보면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좋은 말만 하고 웃는 모습을 보이지만 뒤에서는 완전히 다르게 행동하고 말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사람들 앞에서는 손을 씻는다고 말하지만 정작 보이지 않으면 씻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지요. 우리들도 물론 그 중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위선자가 되는 것은 그리 힘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세상에서 본 모습을 감추고 살아가고 있을까요? 사람의 본 모습은 어떤 세상의 모습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세상의 어떤 모습도 사람의 본 모습이 아닙니다. 사람은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 되었기 때문에 사람의 본 모습은 하느님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사람이 되신 것은 우리가 하느님이 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물론 인간은 나약하기 때문에 아담과 하와에서 시작해서 모든 이들이 본 모습대로 살아가지 못하는 것이 그리 놀랄 만한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말씀드린 대로 예수님께서 사람이 되셨기 때문에 우리에게 본 모습을 찾아 갈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입니다. 나약해서, 길이 없어서 본 모습이 되지 못한다면 위선자라고 할 수 없지만, 길이 있고 그 길을 갈 수 있는 은총이 있는데도 가려고 하지 않고 특히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면서도 세상의 모습으로 살아가려고 한다면 그것은 위선입니다. 예수님의 말씀대로 마음이 당신을 떠나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가 위선자로 살아가지 않는 길은 어떻게 보면 간단합니다. 모든 일에서, 그것이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하느님을 선택하면 됩니다. 어떤 수도자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아주 단순하게 살아갔던 분인데 자신은 어떤 영성이나 이런 것은 어려워서 알지 못하고 배우지 못해서 그냥 매일 모든 것에서 하느님을 선택하면서 살아가려고 했다는 것이지요. 사실 그것 외에는 필요한 것이 없습니다. 그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이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보통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모든 것에서 하느님을 선택하는 것이 어렵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사실 그것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하느님이 아니라 우리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바오로 미키와 동료 순교자들이나 우리가 더 잘 알고 있는 한국의 순교자들을 보면, 그들이 어렵게 순교를 선택했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하느님을 위해서 죽는 것을 영광으로 여겼고, 기쁘게 목숨을 내 놓았습니다. 세상에 미련이 있어서 어렵고 힘들어서, 어쩔 수 없이, 마지 못해서 그렇게 했다면 과연 기쁘게 목숨을 내 놓을 수 있었을까요?
하느님의 길이 우리에게 가장 좋은 길이고 영원한 삶으로 가는 길은 그 길 밖에 없다는 것을 확고하게 믿는다면 그 길을 가는 선택은 아무리 많은 세상의 유혹이 있다고 해도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의심하고 믿지 못한다면, 세상의 것에 미련을 가지고 놓지 못한다면 하느님을 선택하는 것은 그만큼 더 어려워 질것이고 위선자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언제나 하느님의 길과 인간의 길의 선택이 있을 것입니다. 아무리 하느님의 길을 지금 가고 있다고 해도 그 두 길의 선택들이 있다는 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아가려고 한다면, 그래서 위선자가 되지 않으려면, 항상 기도하며 최선을 다해서 하느님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고, 우리가 하려고 한다면 주님께서는 분명히 당신의 은총으로 도와 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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