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제가 본당에 오기전에 한국에 있을 때 돌아오기 전 마지만 2주는 여기서 친구 신부님들이 와서 함께 한국을 여행하면서 다닌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제 기억에는 경주 에서 였던 것 같은데, 호텔 밖에 공원 같은 곳에 길다란 통나무 여러 개를 일렬로 배치해 놓고, 그 사이가 갈수록 줄어들게 해 놓은 것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비만을 테스트 하는 거라고 한 것 같은데, 얼마나 좁은 나무 사이를 통과 할 수 있는지 시험해보는 것이었지요. 그때 여행하면서 다들 너무 잘 얻어먹고 다니면서 살이 찐 것 같다고 하며 장난으로 시험해 봤는데 얼마나 좁은 사이를 통과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아마 좁은 곳은 전혀 비만이 없는 사람 만이 통과할 수 있었겠지만, 가장 좁은 곳은 어른은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을 쓰라고 하십니다. 좁은 곳을 들어가려면 최대한 줄이고 줄여야 합니다. 비만인 사람이 말씀드린 좁은 나무 사이를 지나갈 수 없듯이, 몸이 아니라 영혼이 세상의 것으로 비만인 사람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문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안 되는 것이지요.
세상에서 몸이 비만이 생기는 것은 운동을 하지 않고 건강하게 먹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이어트를 해서 살을 뺀다고 해도 계속해서 관리해주지 않으면 다시 비만이 찾아오고 병이 찾아올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의 영혼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몸에 건강이나 다이어트에는 신경도 많이 쓰고, 시간과 돈을 많이 투자 하지만 정작 그 무엇보다 중요한 영혼의 다이어트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신앙 생활도 계속해서 하느님의 길을 가려고 하는 노력이 아니라, 세상과 타협하면서 적당히 하려고 하는 경우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더 모으고 쌓아 올리면서 영혼이 지방층에 싸여 감각이 무뎌 지는 것이고 결국에 병이 들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우리의 몸은 우리가 열심히 노력하면 됩니다. 그러나 우리의 영혼은 아무리 우리가 노력해도 하느님의 은총이 없으면 건강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은총은 이미 그리스도의 희생과 부활, 그리고 성령의 도움으로 이미 우리에게 충분하게 주어졌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코린토 2서 12장에서 주님께서 당신에게 은총을 넉넉히 주셨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좋지 않은 음식을 멀리해야 하듯이 우리 영혼이 병들게 하는 티비 프로그램이나 영화, 쓸데 없이 시간을 보내게 하는 인터넷, 유투브, 다른 사람들과 모여서 하는 험담, 자신의 것을 먼저 챙기는 물질만능 주의와 이기주의 등을 멀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더 많은 시간을 주님의 말씀과 사랑안에서 머물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야지 우리의 영혼을 둘러 싸고 있는 지방이 줄어 들게 되는 것이고 하느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주님의 거룩한 몸을 받아 먹으며, 주님께서 원하시는 거룩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래 전에 알던 사람이 비만으로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을 때 알아보지 못할 때도 있듯이, 우리가 세상의 것을 영혼이 비만이 되어 버린다면 그동안 멀리 했던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마지막 날에 우리를 알아보지 못하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좁은 문으로 들어 갈 수 있도록 영적인 다이어트에 더 많이 힘써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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