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단식한다는 것을 살 빼는 다이어트와 쉽게 연결을 시킵니다. 간헐적 단식이라고 하면서 먹는 것을 줄이고 일정한 시간에만 먹고 운동하면서 몸무게를 줄이려고 많은 사람들이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간헐적 단식을 지키고 운동을 하면 분명하게 몸에 변화가 있습니다. 저도 펜데믹 동안에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먹는 것을 줄이고 간헐적 단식을 하면서 운동하고 많이 걷고 했을 때 몸무게가 많이 줄기도 했었습니다. 그때는 아주 쉬웠습니다. 왜냐하면 어디 갈 대도 없고, 저녁에 단체나 어떤 모임도 없었기 때문에 시간을 지켜서 먹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단식, 이사야서 에서 말하는 단식은 몸의 변화를 위한 것이 아니라 마음의 변화이며 우리 삶의 변화를 위한 것이지요. 그래서 이사야 서에서 하느님께서는 단식을 사랑과 연결시켜서 말씀하십니다. 단식이 그저 행위에서 끝나고 이웃을 향한 우리의 마음과 행동에서 아무런 변화도 없다면 그것은 당신이 원하시는 단식이 아니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단식을 통한 우리 마음의 변화는 이웃을 향한 사랑으로 드러나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 이사야서의 말씀을 잘 되새기지 않으면 사순 시기 동안 우리가 하는 단식, 음식에서만 아니라 삶의 다른 부분에서도 줄이고 희생하는 것이 오로지 자신을 위한 것이 되기 쉽습니다. 비운 자리를 사랑으로 채우지 않으면 우리의 다른 욕심과 이기심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어 있습니다. 단식하며 비운다고 해서 아무것도 없이 텅텅 비어 있을 수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가 특별히 사순 시기 동안의 단식과 희생을 통해서 예수님의 수난에 동참하려고 한다면, 예수님의 수난이 의미하는 오로지 우리를 위한 그 사랑에 동참해야 하는 것이고 우리도 예수님과 함께 죽어 부활할 수 있는 것입니다.
간헐적 단식을 꾸준히 한다고 해도 몸의 변화는 쉽게 금방 일어나지 않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변화가 눈에 띄게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와 같이 우리 마음의 변화도 한순간에 오지 않습니다. 꾸준히 비우고 사랑할 때 주님의 은총은 우리의 마음을 통해서 삶이 변화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인내가 필요하고 꾸준함이 필요합니다. 또한 사랑하지 못하고 쉽게 자신을 위한 선택을 먼저 하는 유혹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을 돌아보며 뉘우치고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정말 주님의 뜻대로 살아가고 변화하려는 의지와 선택이 필요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사순 시기 동안 하는 단식이 일시 적인 것으로 끝나지 않고 이웃을 더 깊이 사랑하며 베푸는 삶을 살아가는 계속되는 변화를 가지고 올 수 있도록 주님께서 원하시는 단식이 무엇인지 깨닫고 실천할 수 있는 은총을 구하며 이 미사를 봉헌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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