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컴퓨터가 발달하면서 디지털 범죄가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잘 사는 집 아이를 납치해서 몸값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면, 요새는 컴퓨터를 납치해서 값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물론 집이나 사무실에 들어와서 컴퓨터를 들고 가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서 들어와서 주인이나 회사가 사용할 수 없도록 암호를 걸어버리고 못쓰게 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해서 풀어주는 대신에 큰 돈을 요구하고, 회사 같은 경우 전문가들이 해결하지 못하면 결국 몸값을 내야 하는 것이지요.
하느님께서 사랑으로 창조하신 사람도 그렇게 악에 의해서 납치를 당했습니다. 악마에게 사로 잡혀서 하느님께서 주신 처음에 주님과 일치한 모습을 잃어버린 것이지요. 물론 악마는 하느님께 우리의 몸값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이익을 보고 풀어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매번 미사 끝에 바치는 성 미카엘 대 천사 기도에서 말하는 것과 같이 멸망으로 이끌고 가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부모가 아이를 돌려받기 위해서 어떤 값이라도 치르려고 하고, 회사가 중요한 정보를 잃지 않고 찾기 위해서 어떤 값이라도 치르려고 하는 것과 같이, 하느님께서도 우리를 잃지 않기 위해서 그 값을 치르셨습니다.
그리고 악마의 손에서 구하기 위해서 하느님께서는 베드로 1서의 말씀에서와 같이 은이나 금처럼 없어질 물건으로 값을 치르신 것이 아니라, 흠 없고 티 없는 어린양 같으신 그리스도의 고귀한 피로 값을 치르셨습니다. 과연 우리의 생명이 하느님의 아드님의 피의 값어치가 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아무리 재고 재 봐도 새 발에 피도 안 됩니다. 그런데도 한없는 사랑으로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피를 흘리셨습니다.
그렇게 다가오는 당신의 죽음에 대해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숨기지 않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알아듣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을 위한 것만 먼저 챙기려고 하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잔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마실 수 있다고 하지만 결국에 그들은 예수님께서 자신들을 위해 피로 치른 몸값에 대한 응답으로 자신들의 모든 삶을 온전히 주님께 바칩니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몸 값으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의 길이 열렸습니다. 그렇다면 먼저 감사하며 주님의 뜻에 따라 이 세상에서 형제 자매들을 섬기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사회에서 우리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높은 위치에 있을수록 더 자신을 낮추며 이웃을 섬겨야 합니다. 사도 베드로도 하느님의 진리에 순종하며 깨끗한 영혼으로 진실한 형제애를 실천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바로 섬김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그렇게 살아야지 나를 위해 흘리신 피가 헛되지 않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보다 더 가지고, 더 높아지려는 이 세상에서 예수님과 같이 진정한 섬김을 실천하는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도록 주님의 은총을 구하며 미사를 봉헌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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