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결혼 생활은 안 해봤지만 아무리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부부라고 해도 서로와의 관계에서 힘든 일이나 불편한 것이 전혀 없는 부부가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정말 사랑하고 함께하고 싶어서 혼인했는데 살아가다 보면 그러한 감정을 계속해서 변함없이 유지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런데 때로는 그러한 감정이 사라짐과 함께 서로 사랑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조차 하지 않는 관계도 있습니다. ME 를 다녀 오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서로 사랑하기 위해서, 관계를 그냥 유지 하는 것 만이 아니라 감정 적인 사랑이 아닌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그 사랑으로 상대방을 사랑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느님께서 두사람을 하나로 맺어주신 것은 두 사람의 사랑이 당신의 사랑을 이 세상에 증거하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하느님께는 이혼이라는 단어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바리사이들이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남편이 아내를 버리는 것, 이혼에 대해서 질문하자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서 너희에게 어떻게 하라고 명령하였느냐?” 하고 물으시는 것이 아니라 “모세는 너희에게 어떻게 하라고 명령하였느냐?” 질문하십니다. 이혼장을 써주고 아내를 버리는 것은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일이 아니라 사람이 한 일이라고 하시는 것이지요. 그리고 모세가 그렇게 한 것은 그가 원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이 너무나도 완고해서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지금도 교회에는 이혼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교회안에서 합법적인 혼인은 ‘사람이 갈라놓을 수 없다’ 는 예수님의 말씀대로 절대 이혼이 성립될 수 없는 것입니다. 교회에는 혼인 무효 절차가 있지만 그것은 이혼이 아닙니다. 혼인하기 전에 있었던 어떤 숨겨졌던 문제나 어떤 이유로 그 혼인이 시작 전부터 무효였다고 하는 것이지요.
아무튼 지금 세상도 사람들의 완고한 마음은 더 했으면 더 했지 절대 덜 하지 않습니다. 하느님과 함께 하지 않으면 부부라도 서로 사랑할 수 없고, 이웃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많은 이들의 마음은 하느님의 말씀이 들어가 자리를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단단한 것이지요. 봄이 되면서 뒤에 잔디 밭에 가봤을 때 듬성듬성 나 있는 잔디 밭을 보며 씨를 뿌려야 겠다고 생각을 하면서 맨 땅을 보니까 너무나도 말라 있고, 겨울 동안 주차를 하면서 땅이 눌려서 단단해져서 씨를 뿌려도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그 위에 씨만 뿌려 놨다면 아무것도 자라지 않았겠지만, 물을 주고, 또 비도 많이 왔고 하다 보니까 그 단단하던 땅이 물러 졌고 잔디씨가 뿌리를 내리고 자랄 수 있는 여건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보면 많이 자라 있습니다.
그와 같이 사랑하기 위해서 우리의 마음에 하느님의 말씀이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물러 져야 합니다. 해야 합니다. 그리고 완고하고 단단한 우리의 마음이 그렇게 될 수 있는 길은 계속해서 하느님의 은총으로 적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은총은 성사 생활과 말씀안에서 살아가는 생활, 그리고 자신을 아끼지 않고 봉사하고 이웃을 위해 내어 놓는 생활로 우리 마음에 뿌려 질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미사를 통해 지금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부부들을 위해서 특별히 기도하고, 성가정을 이루며 사랑의 삶을 살아가신 어머니께, 그들과 우리 모두의 마음이 하느님의 은총으로 기름진 땅이 되어 주님께서 원하시는 사랑의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전구해 주시기를 청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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