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보 사도가 우리의 생명이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져 버리는 한 줄기 연기와 갔다고 합니다. 방을 가득 채우는 연기도 아니고 한 줄기, 정말 어떻게 생각해 보면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지요. 물론 야고보 사도가 하느님께서 선물로 주신 우리의 생명을 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세상에서 우리의 삶은 하느님 없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또한 세상의 것에 집착하는 것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 분명하게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모든 것이 죄라는 것은 하느님을 바라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이 하느님을 바라보는 삶이 아니라면 무엇을 추구하는 삶일까요? 야고보 사도가 말하는 좋은 일이란 자신의 생각이나 세상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뜻하시는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고 싶지 않거나 너무 힘들어 보이거나 자신의 능력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하지 못하는 것을 하라고 하시지 않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을 바라보는 삶은 당신께서 원하시는 일을 하는 삶인 것이고, 당신의 뜻이라면 주님 안에서 우리가 할 수 없는 일은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그들과 함께 다니지 않지만 예수님의 마귀를 쫓아내는 사람에 대해서 예수님께 그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예수님과 함께 다니지 않지만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먼저 그 사람이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이름에 힘이 있다는 것이고, 그가 하는 일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일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한 그 사람을 알 수는 없지만 예수님을 아는 사람이고 하느님께 충실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느님을 바라보지 않으며 세상의 것에 집착하고 허무한 것에 마음을 두는 사람은 아무리 예수님의 이름을 부른다고 해도 그런 일을 하지 못할 것입니다. 마귀가 어떻게 하느님이 아닌 사람의 말을 듣거나 다른 마귀의 말을 들을 수 있을까요? 하느님 만이 하실 수 있는 일인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마귀를 쫓아내는 등, 어떤 기적을 일으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 줄기 연기와 같은 우리가 하느님의 일에 동참할 수 있는 영광을 허락하신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느님의 일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 일이 냉담하는 교우가 회개하고 돌아올 수 있도록 돕는다 던 가, 부모가 자녀가 주님을 알고 사랑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던가, 그 밖에 일상 생활 안에서 크게 드러나지 않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일을 하는 것이지 일의 크기나, 누가 알아주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하느님을 바라보는 사람, 세상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하느님의 일을 하는 사람이야 말로 주님께서 행복하다고 하시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인 것입니다. 어떤 일이든지 하느님의 뜻을 행하는 것은 주님과 함께 하지 않으면, 그 은총안에서 살아가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죄만 짓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주님을 믿고 주님의 사업에 우리의 모든 것을 걸 수 있다면, 한 줄기 연기와 같은 우리의 삶이라도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라, 주님을 통해서 하늘 나라가 우리의 것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