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에서부터 불구였던 사람이 치유된 것을 보고 사람들은 경탄하고 경악하였다고 합니다. 정말 놀랄만한 일이지요. 그런데 베드로가 그 사람을 처음 봤을 때, 그 사람은 무엇인가 얻으리려고 기대를 했다고 하지만 아마 그렇게 걷고 뛰고 할 수 있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태어나서 자신의 모습을 기억하는 순간부터 항상 그랬기 때문에 아마 자신이 걷고 뛴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에 포기한 일이 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베드로와 요한을 바라봤을 때 지나가는 누구에게나 그랬듯이 돈을 바랬겠지요. 하지만 그는 그 누구도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 선물은 베드로와 요한이 아니라 그들을 통해서 예수님께서 주신 것이지요. 그래서 베드로도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한다고 분명하게 말합니다.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으면서도 믿지 못하고 예수님과 멀어지는 길을 선택해서 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직접 다가와서 만나시고 처음에는 자신을 숨기셨지만 빵을 나누며 당신을 드러내시고 제자들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그 만남으로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분명하게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다고 전하게 되지요.
예수님께서 하시는 일은 우리가 미리 알지 못하고 상상하지 못하는 것일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예수님을 만나는 것을 원하지 않을 때가 분명히 있습니다. 사람은 보통 자신이 편한 만남을 원하고, 미리 알고 준비된 만남을 원합니다. 누군가 갑자기 생각지도 못했던 일을 가지고 자신의 삶에 들어오는 것을 편하거나 좋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예수님도 자신이 정해 놓은 어떤 틀 안에서 만나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사람이 만들어 놓은 틀에 갇혀 계시는 분도 아니며 그 안에서만 활동하시는 분도 아닙니다. 그리고 그러한 틀 안에 계시지 않는 것은 우리를 놀라게 하기 위해서나 아니면 마음에 안 들어서 가 아닙니다. 또는 다른 사람은 생각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만 하는 우리와 같은 이기적인 분이기 때문도 아닙니다. 누구 보다도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그래서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셨기 때문에,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지 알고 계시며 그것을 주시고 싶어 하십니다. 사도들을 통해서 불구자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셨고, 실망 속에서 포기하고 떠나가던 제자들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셨습니다. 그렇게 가장 좋은 것을 주시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라고 해도 주님께서는 우리가 받아들이기를 원하시는 것입니다. 자신을 고집하지 않고 온전히 순종하며 받아들일 때 베드로를 통해 치유된 사람과 엠마오로 가다가 예루살렘으로 되돌아간 제자들의 모습과 같이 우리의 삶도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순 시기가 끝나고 부활 시기가 되었다고 영적 삶을 소홀히 하지 말고 더 기도하고 말씀안에 머무르며 자신의 뜻이 아니라 주님의 뜻에 따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도록 주님의 은총을 구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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