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중에는 말을 정말 잘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말로서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기도 잘하고, 감동을 주기도 하고 어려운 상황도 잘 빠져나갑니다. 또한 사람들은 말로서 어려움에 빠지기도 하고 관계가 나빠지기도 하며 여러 좋지 않은 상황들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웃에게 복을 빌어 줄 수도 있고 저주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 통독을 하고 계신 분들은 민수기를 읽고 계신데 모압의 임금은 발라암이라는 사람을 이스라엘을 말로 저주하기 위해서 데리고 오지요.
하지만 사람의 말은 성령과 같이 사람의 마음을 하느님을 향해 움직이지는 못합니다. 오늘 사도행전에서 베드로는 유다인들에게 예수님에 대해서 말하는데,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마음이 꿰찔리듯 아파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고서, 회개하고 그리스도의 이름이로 세례를 받아야 한다고 하자, 3천이 넘는 이들이 세례를 받고 신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하느님의 힘, 성령이 하시는 일이 아니라면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요? 그래서 그 모습을 보면 그들의 마음이 하느님을 향해 움직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베드로의 말이 그렇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은 그 말이 당신의 말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사도들은 자신들의 생각이나 어떤 인간의 지혜나 능력으로 알아낸 것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때로는 사람이 하느님의 말씀을 듣기 좋게,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힘들지 않도록 편집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베드로의 말을 다시 보면 그는 유다인들에게 분명히 그들이 잘못했다고 말하고 있고 전혀 희석시키지 않고 말씀을 전합니다.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당신의 모습을 제일 먼저 본 마리아 막달레나에게도 제자들에게 가서 말씀을 전하도록 하시고 마리아 막달레나는 그 말씀을 전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주님께서 하라고 하시는 대로 말씀을 전하는 것은 사람들에게 쉽지 않습니다. 아무리 일부러 말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고 해도 말을 그대로 전하는 것을 잘 하지 못합니다. 사람을 거치고 거치다 보면 말이 바뀌기가 쉽지요. 그래서 누군가에게 들은 말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을 전해야 하는 것입니다. 유다인들이 베드로에게 전해 듣고 예수님을 알게 되었듯이 우리도 그리고 다른 형제 자매들도 그렇게 예수님을 만나지만, 계속해서 다른 사람의 말에만 의지할 수 없습니다. 직접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만나야 하는 것이지요. 마리아 막달레나의 말을 들은 제자들도 그것으로 끝나거나 계속해서 그녀를 통해서 예수님의 소식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을 찾아온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고 성령이 내려오시며 그들을 통해서 하느님의 말씀이 선포된 것입니다.
물론 우리는 사도들이 예수님을 만나 것과 같이 만나지는 않지만 예수님께서는 세상 끝날까지 우리와 함께 하시겠다고 약속하셨고, 교회안에 말씀과 성사를 통해서 우리를 만나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안에 살아가야 하는 것이고 성사와 멀어지면 안되는 것입니다. 성령을 통해서 우리와 함께 하시는 주님의 말씀에 항상 귀 기울이며 성사안에서 만나는 그리스도를 두려움이나 불편함 때문에 희석시키지 않고 주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세상에 그대로 선포 할 수 있는 용기와 은총을 청하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주님 가까이에 머무르는 선택을 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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