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코헬렛의 말씀은 많이 들어서 잘 아는 구절입니다. 모든 것에 때가 있다는 말을 들으면 그렇다고 생각은 하는데 우리는 보통 오지도 않은 때를 두고 걱정과 근심에 휩싸일 때가 많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앞날을 걱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전에 먼저 지금 이 때가 어떤 때 이든 그 때에 충실한 것이지요. 예를 들어 사람들은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두려워하고 걱정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준비해야 한다고 하는데 죽음을 준비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나에게 주어진 이 때를 주님과 함께 잘 사는 것이지 오지도 않은 것을 가지고 걱정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닙니다. 학생들도 시험이 다가오는 것을 알면 걱정을 하기 시작하는데, 사실 걱정하는 학생은 매일 주어진 학업에 충실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그때 마다 자신에게 주어진 공부나 숙제 등을 충실하게 했다면 시험을 치를 때가 되었을 때 그동안 충실했던 것을 가지고 하면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시듯이 당신의 죽음이 온다는 것을 알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아직 그 때도 아닌데 아버지께 이 잔을 치워달라고 매일 매달리며 걱정과 두려움에 휩싸여 계시지 않았습니다. 그 일이 일어날 때 예수님께서는 피땀을 흘리시며 아버지께 청했지만 모든 것을 아버지께 맡기셨습니다. 제자들에게 알려 주시는 것도 그들이 미리 걱정하고 피할 수 있는 길을 찾으라고 하시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것이 아버지의 뜻이기 때문에 그 일이 일어 날 때 그 뜻을 받아들이기 위한 준비는 그들이 따르는 분이 그리스도라는 것을 믿고 지금 그들 앞에 있는 길을 예수님과 함께 하는 것이었습니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걱정하는 것이나 지난 일에 매여 살아가는 것은 지금 하느님과 함께 하는 길을 방해 하고, 지금 나에게 주어진 때에 충실하지 못하게 합니다. 죄에 관한 것도 마찬가지 입니다. 사람들은 내가 어떻게 죄를 안 짓고 살아갈 수 있는가 걱정하는 이들도 있고, 도박과 같이 중동성이 있는 죄에서 빠져나오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이들도 많이 있습니다. 내일 내가 죄를 짓고 안 짓는 것을 오늘 걱정할 수 없습니다. 그건 때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죄를 피하고 거룩한 삶을 살아가는 길은 내가 오늘 유혹을 물리치고 기도하며 주님과 함께 걷는 것입니다. 내일의 유혹은 그렇게 또 내일 상대하면 되는 것입니다. 걱정한다고 유혹이 찾아오지 않는 것이 아니지요.
빈첸시오 성인이 만일 저 많은 가난한 이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하고 걱정하거나, 숫자도 부족하고 교육도 제대로 되지 않은 사제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하는 걱정부터 했다면 아마 아무것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시작부터 제대로 된 신학교를 세우고 가난한 이들을 위한 병원을 세우지 않았습니다. 분명히 필요하다는 것을 아셨을 때 그는 그 때 할 수 있는 것에 충실했습니다.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는 수도회나 병원이나 모든 것은 성인께서 당신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뜻에 충실했기 때문에 창설되고 그가 시작했던 일이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지, 앞날을 걱정해서 모든 것을 준비한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지금 나도 부족한데 어떻게 가난한 이들을 도울 수 있을 까 하는 걱정을 하기 전에 지금 내 앞에 있는 가난한 이를 돕는 것입니다. 나에게 잘못한 이를 어떻게 용서 할 수 있을 까 또 미움이 생길 텐데 하고 걱정하기 전에 지금 그를 용서 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사랑하라고 하셨지 앞으로 어떻게 사랑할 것인지 걱정하라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나에게 원하시는 주님의 뜻을 알고 충실 할 수 있도록 기도하며 주님의 말씀 안에서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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