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변함에는 아마 끝이 없을 것입니다. 일기예보 웹 사이트에 한달간 온도 변화를 보여주는 그래프를 보면 어느 달도 온도가 똑같이 일정한 그래프는 없습니다. 매일 오르락내리락 하는 변화를 잘 볼 수 있습니다. 아마 사람의 감정이나 믿음도 매일 어떻게 측정할 방법이 있다면 그러한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야고보 사도는 하느님께서는 변화도 없고 변동에 따른 그림자도 없다고 말합니다. 우리를 향한 당신의 사랑은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변함이 없는 것이지요. 그 사이에 사람은 죄와 좋은 일 안 좋은 일등 많은 변화가 있지만 하느님께는 그런 것이 없기 때문에 사람에 의지하는 것은 그 변화에 의해서 불안정 하지만, 우리를 위해 당신의 아들을 십자가에 내어 놓으신 그 사랑은 어떤 위험이나 세상의 변화에도 변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언제나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에게 있는 변화가 언제나 좋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 변화에 의해서 하느님에게서 멀어질 수도 있지만, 변화는 우리가 하느님을 향해 움직일 수 있도록 하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의 제자들의 경우를 보면 세상에 복음을 전하며 순교한 그런 모습과 믿음을 상상하기 힘듭니다. 예수님과 함께 다니며 오천 명과 사천 명을 불과 빵과 물고기 몇 개로 먹이시는 큰 기적들을 체험하고도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알아듣지 못합니다. 수업시간에 딴짓 하고 있다가 선생님의 질문에 동문서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인간은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제자들은 깨우치지 못하고 예수님을 알지 못했지만 계속해서 예수님과 함께 하며 작은 변화들이 있었을 것이고, 결국에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서, 그리고 성령의 은사를 통해서 예수님을 알게 되고 그들에게 맡겨진 복음선포를 위해 두려움 없이 세상으로 나간 것입니다.
지금 우리의 모습이 복음의 제자들과 같을 수 있습니다. 당장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지만 솔직하게 자신을 돌아봤을 때 모자라고, 유혹에 빠지며 하느님의 뜻에 동문서답하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어떤 이들은 그러한 모습에서 희망을 잃고 그냥 적당히 하며 대충 할 만큼만 하고 살아가려고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자들이 변화한 것과 같이 우리도 동문서답하는 모습에서 목숨을 내어 놓을 수 있는 제자가 될 수 있습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만나고 당장 그렇게 변화하지 않은 것과 같이 우리의 변화는 시간이 걸리고 포기하지 않고 믿음에서 오는 인내심이 필요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알아듣지 못하고 깨우치지 못했다고 해도 예수님과 함께 머무는 것입니다. 그렇게 할 때 주님께서 정하신 때에 우리의 삶도 성령의 힘으로 분명하게 변화할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을 향한 아무리 작은 변화도 우리를 점점 더 주님께 가까이 다가가게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변화하지 않으시고 멀어지지 않으시며 언제나 같은 사랑으로 우리와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나약한 우리 모습에 실망하기 보다 변화 하기를 멈추지 않는 그리스도인의 모습으로 세상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주님을 향한 변화를 실천해 나갈 수 있는 사순 시기가 될 수 있도록 은총을 구하며 이 미사를 봉헌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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