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사도행전을 보면 안티오키아에서 제자들이 처음으로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제자들은 자신들을 그리스도인이라고 부른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다른 이들이 그들의 삶을 보고 그들은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이라고 해서 그렇게 부른 것이지요. 그래서 생각해보면 제자들은 복음을 전하는 일에 충실 했고 믿음으로 사람들을 가르쳤으며 두려움이 없이 드러내 놓고 모든 것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가르침을 듣고, 또 기도하며 함께 사는 모습을 보고 그들은 ‘그리스도인’ 이라고 부르게 된 것만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주님께 인도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에 하느님의 은총이 있었고 성령이 충만하였으며 주님의 손길이 그들을 보살폈습니다.
그러한 초대 교회의 모습을 보며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면 과연 믿지 않는 이들, 그리스도를 모르는 이들이 우리의 말과 삶의 모습을 보고 저들은 ‘그리스도인’ 이라는 이름을 생각해 낼 수 있을까요? 물론 착하게 잘 살아가는 모습, 열심히 하느님을 찾는 모습만을 보고 이방인들이 제자들을 ‘그리스도인’ 이라고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제자들이 자신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따른다, 섬긴다는 것을 숨기지 않고 말하고 드러냈기 때문에 그리스도를 섬기는 이들이라는 이름이 지어질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사회에서 봉사하고 이웃을 돕고 착하게 살아가는 모습만을 가지고 다른 이들이 우리가 그리스도인이라는 것을 알 수 없습니다. 물론 그들이 관심을 가지고 알려고 한다면 알 수도 있겠지만 그 전에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이라는 것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른 이들이 우리가 누군지 알 수 없다면 어떻게 우리의 삶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을까요?
오늘 복음에서 유다인들은 속이 탄다고 말하며 예수님께 당신이 메시아라면 그렇다고 얘기해달라고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이미 말하셨다고 하시면서 그들이 믿지 않기 때문에 알지 못하는 것이라고 하십니다. 당신의 양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하시지요. 마음을 닫고 있기 때문에, 참된 목자의 목소리를 알아듣지 못한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그 분을 따르기 위해서 모였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목소리를 알아듣고 따르는 분이 누구인지 세상이 알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교회는 믿는 이들 만이 모이는 비밀 모임이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누구나 받아들이는 곳입니다. 그래서 죄인인 우리도 이렇게 교회 안에서 주님과 함께 머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따르고 의지하는 분이 예수 그리스도라는 것을 다른 형제 자매들이 알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이 우리를 그리스도인이라고 부를 뿐만 아니라 사도행전에서 수 많은 이들이 모여들은 것과 같이 많은 형제 자매들이 목자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모여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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