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오로는 복음 선포가 당신의 성소라는 것을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을 부르셨고 사람들을 구원으로 이끄는 일을 하기 위해서 모든 이들의 종이 되었다고 합니다. 종은 대가를 바라고 일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의 뜻이기 때문에 해야 합니다. 그래서 죄를 짓지 않기 위해서 몸을 단련하여 마음과 일치할 수 있도록, 복음을 선포하고 나서 다른 삶을 살아가는 실격자가 되지 않으려고 목표를 향해 달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 목표는 사도 바오로 당신이 정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정해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목표에 다다르는 길은 거룩한 부르심, 성소를 받아들이며 하느님 아버지의 뜻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성소가 있습니다. 사제와 수도자 성소 만이 아니라 혼인 성소가 있고 또 부모로서 성소가 있습니다. 그 밖에도 한편으로 보면 사람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과 같이 보일 수 있지만, 사회 안에서 여러가지 모습으로 주님안에서 받아들인 성소를 충실하게 살아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성소가 지향하는 목표는 같습니다. 바로 하느님과 함께 하는 삶을 통해 복음을 전하며 달려야 할 길을 열심히 달려서 썩지 않는 화관을 얻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사도 바오로와 같이 세상에서 바라는 것 없이 하느님의 약속만을 바라며 우리에게 주어진 성소에 충실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세상은 하느님의 부르심 보다 멋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달려야 하는 길을 달리지 못하고 엉뚱한 곳으로 빠지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리스도인이 그렇게 살아간다면 예수님께 위선자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눈먼 이가 눈먼 이를 인도하 수 없다고 하십니다. 눈먼 이가 되지 않기 위해서 나에게 주신 성소안에서 충실하게 복음을 전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하느님께서는 혼인 성소로 부르신 부부에게 독신자와 같이 살아가면서 가정은 뒤로하고 나가서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라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물론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삶은 중요하고 살아야 하지만 먼저 충실해야 하는 것은 주님께서 부르신 삶의 모습인 것입니다.
먼저 성소에 충실해야 그 성소가 우리가 전하는 복음에 바탕이 될 수 있고, 더 힘있게 이세상에 전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그 성소에 충실 할 때 하느님의 은총은 우리가 부족한 것을 채워 주시며 우리 눈 속에 있는 들보를 깨닫도록 하십니다. 그래서 회개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고 복음을 이웃에게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말하듯 전하는 것이 아니라, 겸손한 삶의 모습으로, 그리스도를 닮은 모습으로 전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성소는 우리가 그리스도를 닮을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이며 성덕의 삶을 살아가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에게 주어진 성소와 그에 마땅한 삶의 모습이 무엇인지 잘 깨닫고 충실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주님께 은총을 구하고, 자신의 성소에 그 누구보다도 충실했던 사도 바오로께 우리도 달려야 할 길을 잘 달리고 목표에 다다를 수 있도록 우리를 위해 전구해 주시기를 청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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