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인들이 모두 두려움 없이 주님의 부활을 선포한다면 아마 이 세상은 지금과는 많이 다른 세상일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가정에서도 서로에게 두려움 없이 주님의 사랑을 전한다면 아마 더 많은 가정이 성가정을 이루고 살아 갈 수 있을 것이고, 우리 공동체, 교회 공동체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보통 다른 사람들을 너무나 많이 의식하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에서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상과 다른 모습으로 살아간다면 어떤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친한 친구들이나 가족들로부터 외면당하거나 왕따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등의 두려움 때문에 세상이 원하지 않는 모습으로 살아가거나 말하기를 꺼려 합니다.
오늘 사도행전에서 보면 사제들과 사두가이들은 사도들이 예수님의 부활을 선포하는 것에 대해서 불쾌히 여기며 시비를 걸어옵니다. 사제들과 사두가이들을 거스르는 것은 그 사회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가지고 올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그렇게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의 눈 밖에 나서 십자가에 못박혀 죽었기 때문에, 그들의 신경을 건드리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지요. 하지만 베드로와 사도들은 그들의 눈치도 보지 않고 아무런 두려움도 없이 그들 손에 죽은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셨고, 자신들은 그 이름으로 그들 앞에 서있다고 분명하게 말을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 말고는 다른 누구에게도 구원이 없다고 합니다. 누가 봐도 대 사제와 그 주변 사람들이 사도들을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한 사도들의 용감한 모습은 하루 아침에 생겨난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실 때 모두 두려워하며 도망갔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부활하신 후에 계속해서 만나 주십니다. 오늘 요한 복음에서는 호수가에서 예수님을 만난 것이 제자들에게 세번째 나타나신 것이라고 말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만남은 밤새 아무것도 잡지 못했던 제자들이 예수님의 말씀에 의해서 많은 고기를 잡고 예수님을 알아봅니다. 그러한 기적을 통해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당신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고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이 되도록 도와 주십니다. 아마 복음에 기록되지 않은 만남들이 더 있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성령강림으로 사도들은 세상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복음의 선포자들이 됩니다.
우리도 그렇게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거나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고 복음을 선포하는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파견되었습니다. 그리고 두려움이 없이 세상에 나갈 수 있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공부도 아니고 특별한 강의나 훈련도 아닙니다. 제일 필요한 것은 제자들과 같이 예수님과의 만남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그 만남을 통해서만 우리는 강해질 수 있습니다. 이 세상의 왕은 마귀입니다. 우리 모두의 약점을 잘 알고 있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지요. 하지만 우리가 제일 먼저 예수님을 선택하고 그 만남을 매일, 매순간 이어간다면 주님의 힘으로 세상을 이길 수 있고, 주님의 이름으로 복음을 선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의 이름을 앞세운 이들을 마귀는 이길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언제나 우리를 만나러 오시는 주님을 외면하지 말고 함께 할 수 있도록, 주님을 만나는 시간이 그 어떤 것도 밀어 낼 수 없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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