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에는 사도 베드로와 바오로의 대축일 지냈고 오늘은 사도 토마스의 축일을 지냅니다. 이 세사람의 모습만 봐도 그들이 얼마나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고, 다른 사람들인지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을 부르셨을 때 그들을 똑 같은 모습이 되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특성과 성격 등을 그대로 가지고 당신께 오도록 하신 것이지요.
우리 공동체를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한 공동체 안에서 함께 신앙생활을 하도록 주님께서 초대하셨지만 모두 다른 모습을 가지고 모여들었고, 함께 모여서도 그 다름을 똑같이 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모습을 가지고 함께 신앙생활을 합니다. 그래서 그 안에는 물론 좋은 점 들도 많지만 여러 문제점들도 있는 것입니다. 서로가 다르기 때문에 그 다름을 인정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자신이 중심이 되어 서로 판단하며 미움과 분열이 생기기 쉽기도 합니다.
사도 바오로는 오늘 에페소서 말씀에서 여러분은 사도들과 예언자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건물이라고 합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사도들은 예수님께 와서 똑 같은 모습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사도들을 기초로 한 건물의 모습을 생각해 보면 모두가 반듯하고 똑 같은 색깔과, 똑 같은 크기의 돌로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각자 특색이 있고, 사람이 볼 때는 분명히 잘 맞지도 않는 것 같은데 견고하게 세워져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도들의 기초위에 세워진 다른 돌 들도 다 마찬가지이지요.
오늘 복음에서 토마스 사도의 모습을 보면 한두명도 아니고, 자신을 제외한 다른 제자들이 다 함께 분명히 주님을 뵈었다고 말하는데 그는 믿지 못하겠다고 합니다. 그 모습만 봐도 그가 얼마나 다른 사도들과 인간적인 면에서 다르고 맞지 않는 사람인지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렇게 다른 돌을 집 짓는 데, 특히 기초를 놓는 돌로 사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나의 잘 맞지 않는 돌이 건물 전체를 약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지요. 물론 나중에 예수님을 뵙고 중요한 고백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토마스가 다른 제자들과 똑같이 되거나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다르고 서로 잘 맞지 않는 사람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교회가 오랜 세월동안 많은 박해와 악마의 공격을 버티어 내고 굳건하게 서서 지금도 그 복음을 전하는 선교를 수행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사도 바오로의 말씀대로 그리스도 안에서 전체가 잘 결합된 건물이라는 것입니다. 서로 어긋나 있고 맞지 않는 모든 것을 주님께서 모으셔서 채우시고 갈아 내시며 견고하게 만드시는 것입니다. 사도들도 무엇보다 주님께서 그들 가운데 계셨기 때문에 튼튼한 기초가 된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공동체, 우리 가정도 다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적인 것이나 물질적인 것으로 채우며 서로 맞추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우리 가운데서 오셔서 어긋나 있고 맞지 않는 것이 다 채워져 주님안에서 잘 지어진 건물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할 수 없지만, 하느님은 분명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예수님께 모아지는 것이고, 예수님께서 우리의 삶에 주인이 되시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할 때 우리가 모두 다르다고 해도 토마스와 같이 같은 주님을 향한 믿음을 고백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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