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사도행전의 말씀에서 유다 지도자들과 원로들과 율법학자들은 베드로와 요한이 무식하고 평범한 사람이라고 알았다고 합니다. 자신들처럼 많이 배우고 사람들을 가르치고 이끄는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닌데 기적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 놀라고, 그들의 용기를 보고 놀랍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지요. 물론 그들이 보는 베드로와 요한에게 맞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들이 용감한 것은 무식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 지도자들이 알지 못하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바로 하느님을 알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하느님께서 보내신 예수님, 십자가에 죽고 부활하신 예수님이 메시아라는 것을 한치의 의심도 없이 믿었고, 그 믿음의 힘이 기적을 일으킨 것이지요.
그래서 베드로와 요한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가르치지 말라고 협박하는 이들에게 자신들은 사람의 말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을 듣겠다고 하며 그들의 협박에도 굴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잘 알다시피,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 들었듯이 사도들은 언제나 그런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사람의 생각에 더 의지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마리아 막달레나와 다른 제자들이 예수님을 봤다고 했는데도 예수님의 부활도 믿지 못했습니다. 얼마나 마음이 닫혀 있었으면 예수님께서 그들의 불신과 완고함을 꾸짖으셨을 정도였을까요? 물론 스승의 십자가의 죽음을 보는 것은 큰 충격이었을 것입니다. 요새는 그런 극한 스트레스를 겪은 사람들을 위해서 상담도 하고 돌보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 때는 아마 스스로 소화해 내는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한 극심한 스트레스 안에서 믿지 못한 것이 어떻게 보면 당연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스트레스도 이겨내고 사도행전에서 볼 수 있는 대담한 모습으로 세상 끝까지 복음을 전하는데 모든 것을 바친 것은, 결국에 그들은 주님의 부활을 믿었고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리며 인내했고, 주님의 힘에 의지했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힘으로 그러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쉽지 않습니다. 아무리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고 해도 그렇게 변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는 세상의 어떤 불신과 두려움도 이겨 낼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당신이 하시지 않으면 그 누구도 온 세상의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할 수 없다는 것과 우리가 얼마나 나약한지 아시기 때문에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시며 은총으로 채워 주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때로는 우리도 세상의 고통 안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으며 주님께서 부활하셨다는 것을 의심하고 믿지 못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또한 한편으로 보면 인간으로서 가지고 있는 모습이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잠시 믿지 못한 것에 대해 자책하기 보다 다시 주님께 돌아서서 모든 것을 주님께 의지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의 믿음을 더 해 주시기를 기도하며 주님께 모든 것을 다해, 벼랑에서 온 힘을 다해 나뭇가지를 잡고 있는 것과 같이, 주님을 잡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벼랑에서 우리가 스스로 올라가지 못할 때 다른 사람의 구원의 손길이 우리가 벼랑에서 안전한 곳으로 올라 갈 수 있도록 도와주듯이 주님께서는 우리를 그 벼랑에서 끌어 올려 주시고 더 강한 믿음을 우리 마음에 새겨 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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