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는 교회의 두 기둥인 사도 베드로와 사도 바오로 대축일 을 지냅니다. 이 두 사도가 교회에서 얼마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가는 오늘이 예수님에 관한 대축일 외에 몇 안되는 대축일 중 하나라는 것으로 잘 알 수 있습니다.
보통 우리가 이렇게 중요하게 기억하는 사람들은 어떤 대단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입니다. 세상은 보통 그렇게 사회를 위해서 큰 업적을 남긴 사람들을 기억합니다. 평화를 위해 일한 사람, 병을 치유하는 약을 개발한 사람, 지금 사람들이 편하게 쓰는 많은 것들을 발명해낸 사람들 등, 사람을 기억하는 것은 그들의 업적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도 베드로와 사도 바오로를 이렇게 중요한 큰 축일을 지내며 기억하는 것은 그들이 남긴 업적 때문은 아닙니다. 지금 그들에게 참으로 대단한 업적을 남기셨다고 한다면 아마 두 분은 자신들은 한 일이 아무것도 없다고 하실 것입니다. 모든 것이 하느님께서 당신들을 통해서 한 일이기 때문이지요. 그러한 사실은 오늘 독서들과 복음만 봐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사도행전의 말씀에 베드로는 헤로데 임금에 의해서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그리고 네 명씩 네 개의 경비조, 16명이나 되는 경비병들이 그를 지킵니다. 그리고 쇠사슬에 묶인 채 두 군사 사이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고 합니다. 누가 그 상황을 봐도 도저히 사람의 힘으로는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그 상황이 얼마나 베드로에게 좋지 않았는가 알 수 있는 것은, 베드로가 감옥에서 나와서 사람들이 모여 기도하는 곳에 찾아 갔을 때 처음에 그들은 베드로가 문 앞에 와 있다는 것을 믿지 않았습니다. 아마 헤로데 손에서 살아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믿었겠지요. 그런 상황에 놓인 베드로에게 하느님께서는 천사를 보내셔서 그를 너무나도 쉽게 감옥에서 데리고 나오시며 그가 계속해서 하느님의 일을 할 수 있도록 하십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자신의 목숨을 내어 놓을 수 있었던 믿음과 용기 또한 하느님의 은총 없이 사람의 힘으로는 가능하지 않은 것이지요.
베드로 2서 1 장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영광과 능력을 가지고 부르신 분을 알게 해 주심으로써, 당신이 지니신 하느님의 권능으로 우리에게 생명과 신심에 필요한 모든 것을 내려 주셨습니다.”
그렇게 하느님의 힘이 모든 것에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사도 베드로는 모든 것을 통해 주님께 영광을 드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도 오늘 티모테오 2서 말씀에서 당신은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다고 말하지만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하느님의 힘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하십니다. 주님께서 곁에 계시며 굳세게 해주시고 사자의 입에서 구출해 주시고, 모든 악행으로부터 구출해 주셨으며 구원해 주시는 분, 의로움의 화관을 주시는 분은 하느님이라는 것에 의심이 없습니다. 사실 교회를 박해하던 그가 하느님의 부르심 없이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믿음을 고백할 수 있었을까요? 복음을 전하기 위해 어떻게 상상하기 힘든 어려움을 겪고 먼 길을 다니며 오직 사람들의 구원과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수 있었을까요?
사도 바오로는 필리피서 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하느님은 당신 호의에 따라 여러분 안에서 활동하시어, 의지를 일으키시고 그것을 실천하게도 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도 바오로는 자신의 힘으로 모든 활동을 했다고 할 수 없는 것입니다. 물론 달리고 싸우는 것은 그의 몫이지만 그럴 수 있는 힘을 주시는 것은 하느님이라는 것이지요.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의 고백을 들으시고 그에게 당신이 누구인지 알려주신 것은 사람이 아니라 하늘에 계신 당신의 아버지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을 통하지 않고 서는 당신이 누구인지 조차 알 수 없다는 것이지요. 우리는 신앙 생활을 하면서 예수님을 향한 믿음을 고백하지만 그것이 하느님께서 알려 주신 것인지 성찰해야 합니다. 이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우리의 삶은 너무나도 자신에게 의지하고, 모든 것은 자신의 힘으로 해 내야 한다, 사람의 힘으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자신의 힘으로 하려고 해 놓고서, 잘 되지 않으면 가서 하느님을 원망하는 것이지요.
진정으로 하느님께 의지 하려고 한다면 우리는 일 부분이 아니라 모든 것을 주님께 의지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우리도 사도들과 같이 우리의 힘으로 복음을 선포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이며, 그렇게 해서 주님께 모든 영광을 드릴 수 있는 것입니다. 사도들의 위대함은 하느님의 위대함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우리도 주님의 위대하심을 드러내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주님의 힘으로 살아 갈 때, 사도 바오로와 같이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다고 할 수 있는 것이고 하느님께서 주시는 화관이 마련 되어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마지막까지 주님께 의지 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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