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라는 길을 걷다 보면 어릴 때부터 세상에서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우리는 계속해서 갈림길애 서게 됩니다. 그리고 그 갈림길에 어디로 가야 하는지 확실한 표지가 있다면 망설임 없이 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여러분들도 아마 돌아보시면 그러한 갈림길에서 한 길을 선택해 왔고 지금 이 자리까지 와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갈림길에 섰을 때 쉽게 선택하는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쉽지 않은 선택의 길에서, 여러 갈래의 길을 앞에 두고 망설이고 두려워하며 걱정에 휩싸여 마음이 산란해지는 것을 많이 겪어 보지 않았을까요? 더군다나 내가 선택한 길의 끝이 어떻게 될지, 또 어떤 갈림길이 나올지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더욱 선택하기가 쉽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까미노를 걸을 때와 같이 노란 화살표와 조가비 표지 같은 방향을 알려주는 표지 판이 확실하게 있으면 마음이 산란해 질 것도 없고 생각 할 것도 없습니다. 그냥 그 표지를 따라 가면 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우리의 삶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확실한 방향표가 없는 것 같고 그래서 더 마음이 산란해지고 길을 잃을 까봐 두려워지는 것이지요. 물론 사람들이 다 다르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길을 확실하게 정하고 망설임 없이 밀어붙이는 사람들도 있지만, 갈림길 마다 망설이며 쉽게 길을 가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어떤 사람이든 상관없이 누구든지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이 갈 수 있는 길을 말씀하십니다. 바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하시는 당신입니다. 당신만이 아버지께 가는 길이라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사도행전의 말씀대로 아무런 죄 없이 사람들의 손에 죽었지만 하느님께서 다시 그분을 죽인이들 가운데서 살리신 것은, 그 죽음과 부활을 통해서 모든 이들에게 구원의 길을 가는 방향을 확실하게 보여주시기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 길은 우리가 선택했을 때 그 끝에 무엇이 있는가 불안해할 필요도 없습니다. 분명하게 구원이 있기 때문입니다.
복음에서 토마스는 주님께서 어디로 가시는지 모른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은총을 받았습니다. 세례 때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삼으시면서 예수님을 따르는 길이 어디로 향하는지 분명하게 보여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예수님을 믿고 그 길에 확신이 있다면 아무리 많은 갈림길이 나와도 마음이 산란해질 수 없는 것입니다. 오직 한 길 만이 구원으로 향하기 때문이고, 우리는 그 길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길을 알고 있다고 해서 우리가 선택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문제이지요. 다른 많은 유혹이 있기 때문에 세상이 보여주는 길을 선택할 때가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자비하시기 때문에 우리가 잘못된 길을 선택했더라도 다시 당신께 돌아가는 길을 보여주십니다. 언제라도 우리는 그 길을 선택해서 주님께 돌아 갈 수 있는 것이지요.
세상의 길은 언제나 불안하고 그 길의 끝을 알 수 없지만 하느님은 아니기 때문에 우리의 마음을 산란하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주님을 알아보고 주님을 선택하며 기쁘고 평화로운 마음으로 그 길을 갈 수 있는 은총을 구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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