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자신 들의 집에 도둑이 들어와 있다면 어떻게 할 까요? 경찰을 부르던지 해서 어떻게 해서라도 쫓아내려고 할 것입니다. 자신의 집에 있어야 하는 사람이 아니고 자신의 것을 훔치려고 온 사람이기 때문이지요. 반대로 친구들이나 가족들은 자신들의 집에 환영하고 받아들입니다.
우리는 자신의 주인이 아닙니다. 오직 하느님께서 만 우리 마음의 주인이신 것이지요. 예수님께서는 성전에 들어 가셔서 물건을 파는 이들을 쫓아 내시며 “나의 집은 기도의 집이 될 것이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또한 그들이 당신의 집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고 하십니다. 우리의 마음이 하느님의 성전이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나의 집” 입니다. 우리는 기도하며 하느님을 당신의 집인 우리 마음 안에서 만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과연 우리의 마음은 강도의 소굴이 아닐까요? 강도들이 왔다 가는 곳이 아니라 그들의 소굴, 바로 그들이 머무는 곳은 아닐까요? 세상에 많은 이들의 마음은 이미 강도의 소굴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쫓아 내려는 의지도 없고 그렇게 하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분명한 것은 기도의 집이 아니라면 강도의 소굴일 것입니다. 주인이 아닌데 들어와서 우리 마음을 차지하고 있는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요? 물질 적인 욕심일 수 있습니다. 형제 자매들을 용서하지 못하고 미움으로 가득할 수 있습니다. 기도하지 않고 그 시간에 다른 오락에 빠져 있을 수 있습니다. 형제 자매들의 어려움과 고통을 나누려고 하지 않고 모른 척할 수 있습니다. 이기주의로 희생하려고 하지 않으며 모든 것이 자신이 중심이 되어 버려 있을 수 있습니다. 아마 그 밖에도 우리의 마음을 강도의 소굴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많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세실리아 성녀의 모습을 보면 성녀는 당신의 마음이 하느님의 집으로 남아 있을 수 있도록 목숨을 내 놓으면서까지 강도들에게 맞섰습니다. 조금만 타협하면 살아서 잘 살 수 있는 길을 마다하고 순교했습니다. 성녀는 타협하는 순간 당신의 마음이 강도의 소굴이 될 것을 알고 계셨던 것이지요. 그래서 그들이 발도 디디지 못하도록 예수님께 당신의 마음을 온전히 내어 드린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의 마음이 강도의 소굴이 되지 못하게 하는 것보다 쫓아내는 것이 더 힘들 수 있습니다. 그들이 우리 마음안에 오래 머물고 있으면 있을수록 그들을 몰아 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과 의지가 필요합니다. 물론 결국에 우리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그 자리에 들어오셔서 그들을 몰아내는 것이지만, 그 자리에 하느님을 초대하는 것은 하느님과 멀리 있으면 멀리 있을수록 더 힘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성전에서 채찍을 만들어 모든 것을 뒤 엎으며 그들을 쫓아 내신 것과 같이 우리의 삶이 뒤 엎어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강도들은 쉴 세 없이 우리 마음을 자기들의 소굴로 만들려고 합니다. 하느님의 집이지만 우리가 허락하면 얼마든지 자신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릴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항상 깨어 준비된 모습으로 기도하며 예수님 곁에 머물면서 그들이 들어오더라도 바로 쫓아 버리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 강도들에게 마음을 내 주지 않고 주님께 모든 것을 의지하신 성녀 세실리아에게 우리를 위해 전구 해 주시기를 청하며 우리도 죽음의 고통이 따르더라도 주님의 집을 흠 없이 보존 할 수 있는 은총을 구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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