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를 가지고 살아가지만, 만난적이 있다고 해서 그 사람에 대해서 다 알 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는 것이지요.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해서는 더 깊이 관계를 이어 가야 하고 함께 많은 것을 해야 하는데, 때로는 그렇게 해도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그래서 놀라기도 하지요.
제자들은 과연 예수님을 잘 안다고 생각했을까요? 어떤 분이 신지 알기 때문에 함께 다닌 것일까요?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바람과 호수를 말 한마디로 고요하게 만드시는 예수님을 보고 “이분이 어떤 분이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가?” 하며 말합니다. 그런 것을 보면 그들은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아직 모르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 예수님께 구해 달라고 청하는 것을 보면, 뱃사람이 아닌 예수님께 그런 힘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는 한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어떤 방법으로 구해 주실지는 알지 못했겠지요.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깨우는 제자들에게 왜 겁을 내느냐고 물으십니다. 그러면서 믿음이 약한 이들이라고 하시지요.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알았다면 주무시고 계신다고 해도 함께 있다는 것 만으로 충분히 위안을 받고, 용기를 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또한 죽음이 다가온다고 해도 두려워하지 않았겠지요. 아무튼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에 진정으로 어떤 분인지 알게 되었고, 승천하신 후에도 두려움 없이 나가서 복음을 전하고 목숨을 내어 놓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언제나 함께 계신다는 것을 믿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우리는 예수님께서 어떤 분인지 알고 있나요? 물론 성경을 통해서나 교리를 통해서 어떤 분이다 라고 말은 할 수 있지만, 그분을 위해서 나의 모든 것, 목숨까지도 아낌없이 내어 놓을 수 있을까요? 그러지 못한다면 우리는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아직 잘 알고 있지 못한 것입니다. 그래서 마음이 두려움으로 채워지기 때문에 제자들과 같이 세상안에서 부딪히는 어려움에서 어쩔 줄 모르게 되는 것이지요.
눈에 보이는 박해는 없다고 할 수 있는 사회에 살기 때문에 순교로 목숨을 내어 놓을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주님께서는 다른 모습으로 우리가 당신을 위해 목숨을 내어 놓기를 원하십니다. 바로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지요. 사랑은 나를 내어 주는 것이기 때문에 주님과 같은 사랑은 모든 것을 형제 자매들을 위해 내어 놓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하려 하지 않습니다. 여기저기 봉사하고, 가진 것에서 조금 나누면 그것으로 사랑을 실천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겠지요. 하지만 사랑의 실천은 앞에 나가서 하는 행동만이 아니라 그 전에 자신을 내어 주는 희생입니다. 우리의 힘으로 할 수 없지만 예수님께서 어떤 분인지 분명히 알 고 있다면 주님께 우리의 삶을 내어 드리는 일은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의 은총은 우리가 주님께 드린 삶을 거룩하게 하시어 우리에게 돌려 주시며 당신의 뜻안에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 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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