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형제 자매들에게 어떤 소식을 전하거나 어떤 일에 대해서 말할 때 언제나 듣기 좋고 기쁘고 즐거운 일에 대해서만 말할 수 없습니다. 세상에는 분명히 고통스러운 일들이 끊임 없이 일어나고 있고 아무도 나쁜 소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하지 않지만, 때로는 힘들어도 그러한 일에 대해서도 얘기를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의사가 어떤 환자에게서 암을 발견했을 때 환자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두려워하고 좌절할 까봐 사실을 숨긴다면 당장은 괜찮을지 모르지만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사실 대로 알고 있을 때 환자도 치료 과정이나 결과에 대해서 준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앞으로 일어날 모든 일들에 대해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시는 것은 그들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힘든 일에 대해서, 십자가의 길에 대해서 숨기고 알려 주지 않고, 그냥 듣기 좋은 말씀만 하셨다면 그 누구도 십자가의 길을 받아들이지 못했을 것입니다. 또한 삶의 고통들 안에서 희망을 가질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사실 그대로 얘기하는 것이지 마음이 상할 까봐, 관계가 나빠질 까봐 듣기 좋은 말만 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고통을 나쁜 소식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전쟁과 반란, 지진과 기근, 전염병, 박해 등이 나쁜 소식이라고 이해합니다. 물론 그 자체로만 본다면 큰 고통들과 희생이 따르기 때문에 나쁘다고 할 수 있지만, 예수님께서 그러한 일 들에 대해서 말씀하시는 것은 우리가 그것에 초점을 맞추라고 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한 일들과 고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입니다.
요한 묵시록에서 목이 잘린 영혼들에 대해서 말하는데, 세상에서 그렇게 목이 잘려 나간다는 것은 아무도 원하지 않고 상상하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그들이 과연 예수님을 따르는 것이 그러한 죽음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을 몰랐을까요? 우리 나라에 많은 순교자들이 지상의 왕이 아니라 하늘에 임금을 섬기는 것이 당신들의 삶에 어떤 결과를 초래 할지 모르고 예수님을 따랐을까요? 예수님께서는 자신들을 따르게 하기 위해서 자주 사실을 숨기고 말하지 않는 세상의 지도자들 같이 숨기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자신들이 어떻게 될지 분명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바라본 것은 고통이 아니라 그 뒤에 있는 영원한 하느님의 나라였습니다.
지금도 우리 삶 안에서 일어나는 많은 고통스러운 일들을 통해서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을 생명으로 이끌고 계십니다. 그래서 고통만 바라보는 이들에게는 희망이 없지만 사막의 여정이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땅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믿는 이들에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환난은 기쁨이며 희망인 것입니다. 하늘과 땅이 사라지는 두려운 일들이 일어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는 분명하게 우리를 사라지지 않은 당신의 말씀안에서 영원히 살도록 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고 없이 찾아오는 어떠한 일이 일어나도 희망을 잃지 않는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해서 더욱 하느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쉬지 않고 기도해야 합니다. 오직 하느님을 통해서 우리는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표징을 알 수 있고, 세상의 박해로 목이 잘려도 두려움 없이 그리스도를 세상에 증거할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