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5일

사랑하는 사람의 고통을 보며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 중에 하나는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극심한 고통 중에서 죽어가는 아들을 보며 아무것도 할 수 없이 바라만 보고 있던 성모님의 마음은 아기 예수님을 데리고 성전에 갔을 때 시메온이 말한 글자 그대로 영혼이 꿰 찔리는 고통이었을 것입니다.  저는 아직 그러한 경험이 없지만 여러분들 중에는 아마 그러한 경험을 하신 적이 있을 것이고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모두의 경험이 같지는 않겠지만 오늘 복음에서 아들의 십자가 밑에 서 계셨던 어머니의 고통이 어떠한 것이었는지 어느정도 동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지난 번에 있던 성당에 어떤 노 부부는 아들을 둘이나 잃었습니다.  한 명은 사고로, 그리고 한 명은 제가 그 본당에 있는 동안에 죽었는데 긴 시간 동안 루게릭 병으로 고통 중에 있었습니다.  사고로 죽은 아들은 그렇다고 하지만, 사랑하는 아들이 고통스럽게 서서히 죽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부모로서 얼마나 큰 고통이었을 까요?  하지만 그 부부는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그들의 모습에서 부부가 신앙 생활을 한 것이 그냥 겉치레가 아니라 정말 마음으로부터 살아온 신앙 이였고,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통에, 그리고 어머니의 고통에 동참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고통이 그들의 마음을 닫게 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하느님을 향해 열려 있었다는 것이지요.

성모님의 모습이 그러했을 것입니다.  시메온의 예언이 현실이 되는 순간에도 당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아시면서도 당신의 고통을 아들의 고통과 하나가 되게 하시며 그 자리에서 죽어가는 아들과 함께 하셨습니다.  사실 그 자리에서 어머니께서 아들을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무엇을 하는 것보다도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주님의 뜻대로 받아들이며 예수님의 고통에 온전히 참여 하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당신을 사랑하는 제자에게,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어머니로 내어 주시자 그 또한 그대로 받아들이셨습니다.  고통은 어머니의 마음을 말 할 수 없이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찔렀지만, 그 순간에도 어머니께서는 순종하셨습니다.  그래서 그 고통은 어머니의 마음을 닫아 하느님에게서, 그리고 고통으로 부터 도망가게 한 것이 아니라, 더 완전하게 열리게 하며 우리의 어머니가 되어 더 깊이 주님의 구원 사업안으로 들어가신 것입니다.  더 이상 아무런 힘 없이 지켜만 보는 분이 아니라, 주님의 뜻을 세상에 전하고, 사랑으로 자녀들을 아버지께 모아 들이고 계신 것입니다.

어머니께서는 십자가의 고통을 아시기 때문에, 십자가의 길을 가는 우리와 함께 하시며 길을 잃지 않도록, 포기하지 않도록 돌보십니다.  그리고 그 품 안에 머무는 것은 교회의 품 안에 머무는 것입니다.

교회는 우리의 어머니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어머니의 품 안에서 함께 하며 세례를 통해서 주님의 자녀로 태어났고, 영혼의 양식을 나누고 어머니의 사랑 안에서 머물며 어려움 중에 있을 때 위로와 평화를 받습니다.  그리고 교회는 어느 어머니와 같이 기쁨과 고통을 함께 하며 고통 중에 있는 자녀들을 버리지 않고 함께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교회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잘못하고 있다, 세상의 모습대로 변해야 한다는 등, 오직 주님의 뜻대로 자녀들을 사랑하는 어머니에게, 자녀로서 할 수 없는 말들과 생각들을 하고 있고, 그 품을 떠나기도 합니다.

어느 자녀들이 어머니를 등지고, 어머니의 사랑을 저버리고 기쁨의 삶을 살아 갈 수 있으며, 고통을 이겨낼 수 있을 까요?  그와 같이 우리도 어머니인 교회를 등지는 것은 주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기쁨과 평화를 포기하는 것이고, 현세의 고통이 부활의 영광을 통해 영원한 삶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고통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입니다.

성모님과 교회는 하나 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다른 뜻을 가지고 있는 두 어머니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성모님을 공경한다고 하면서 교회의 가르침에 순명 하지 않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것이지요.  온 마음으로 주님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따르려 고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성모님과 교회를 우리의 어머니로 내어 주셨습니다.  어린 예수님께서 어머니의 품 안에 머무셨던 것과 같이 우리도 어린이와 같이 어머니의 품 안에 머물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삶의 고통을 없애 주시지는 않지만 어머니께서는 함께 하시며 그 고통들이 우리를 성덕의 길로 이끌 도록 도우실 것이며 아버지의 뜻에 우리가 순종할 수 있도록 당신의 사랑으로 감싸 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