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7일

3달 동안 미사를 성당에서 신자들과 하지 못하다가 오늘부터 이렇게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예수성심 성당 신자들을 지켜 주시고 어려운 시간에 함께 하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생각보다 빨리 미사를 하게 된 것은 교황님과 많은 신자들이 함께 기도한 덕분이 아닐까요?  물론 아직 바이러스가 종식이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조심해야 하고 서로를 배려해서 상대방이 바이러스가 있을 까봐 피한다고 하기 보다, 필요한 거리는 두지만 마음으로는 서로에게 더 가까이 다가 갈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이제 당분간 성당에서 미사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생각해 보면 정말 예수님을 만나러 오는 이유 밖에는 없습니다.  그전에는 행사도 있고, 점심도 있고, 친구들도 만나고 여러가지 많은 이유들이 있을 수 있었겠지만, 이제는 정말 성체안에 현존하시는 예수님을 만나러 오는 이유 밖에는 없기 때문에, 다른 산만함이 없이 주님과의 관계에 더 집중할 수 있지 않을 까요?  물론 다른 행사나 미사 이외에 하던 많은 활동들이 필요하고 좋은 것이지만 그동안 우리는 미사 보다 다른 것에 더 집중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지요.  활동도 중요하고 친교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성당에 나오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어떠한 시기라도, 미사이고 함께 기도하며 예수님을 만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시간이 얼마나 지속될 지는 모르지만, 그리고 물론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서 꺼꾸로 가는 일이 없어야 하겠지만, 지금 주어진 이 은총의 시간을 주님께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오늘 복음의 말씀도 우리가 매일의 삶에서 예수님께 집중하고, 바라보고 있지 않으면 일어나는 일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자신들의 의로운 일들을 드러내려고 하는 사람들은 겉으로는 모든 것을 잘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결국에는 자신이 다른 모든 것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내 느낌, 내 생각, 내가 하고 싶은 것 등, 그리고 기도에서 조차 모든 것에서 내가 중심이 되어 버리는 것이지요.  그래서 다른 이들이 내가 하는 것을 봐주고, 인정해주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일을 한다고 하면서 내가 중심이 된다면 그것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대로 위선자의 모습인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영원한 상,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를 원하십니다. 그런데 세상에서 나를 드러내기를 좋아하며 인정받으려고 하면서 아무리 좋고 값지다고 해도 언젠가는 썩어 없어질 세상으로부터 받을 상이 나의 목표라면 그 얼마나 안타깝고 슬픈 일일까요?

이렇게 작은 바이러스에도 꼼짝 못하는 나약한 인간이 이 세상에서 이름 좀 날려봐야 그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다른 사람들이 나의 이름을 기억하고 업적을 기억한들 내가 영원한 생명을 얻지 못하면 나는 모든 것을 잃은 것입니다.  예언자 엘리야와 그 후계자인 엘리사는 하느님의 힘을 드러내는 대단한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이 중심이 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에도 하느님의 일을 하려고 했고, 그 뜻에 순명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부와 명예를 쫓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들을 기억해 주기를 바라거나 하느님께 드려야 하는 영광을 자신들이 가지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목숨을 걸고, 모든 것을 다 잃을 수도 있는데도 서슴지 않고 악에 빠져 있는 왕과 백성들에게 하느님말씀을 그대로 전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까지 내가 무엇을 보며 살아왔든지 이제 새로운 마음으로 모두 함께 다시 시작해야 하겠습니다.  3개월전 나의 모습을 그대로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주님 안에서 새로워지며 나를 드러내려고 하기 보다 숨어서 일하고, 숨어서 기도하며 오직 하느님을 향해서 이웃을 사랑하며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세상은 그러한 그리스도인들을 알아주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대로 숨은 일도 보시는 아버지께서 모두 다 갚아 주실 것입니다.  그 말씀을 믿고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하면 슬퍼하기 보다 오히려 더 기뻐하며 하늘의 영원한 상을 희망하고 기다리며 매일의 삶을 살아가도록 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