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1일

오늘은 루르드의 성모님을 기념하는 날이며 세계 병자의 날이기도 합니다.  특히 지난해부터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온 세계에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는 지금 더욱 성모님께 저희 죄인들을 위해 전구해 주시기를 청하며 매달려야 하겠습니다.  사실 예전에는 많은 이들에게 병으로 고통받는다는 것은 자신이나 주위에 가까운 사람이 아픈 사람이 없으면 아마 남의 얘기 같기도 했을 것입니다.  저도 루르드에 2016년에 까미노를 걷기 전에 들렸었는데, 항공사가 제 짐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아무런 생각 없이 루르드에서 3일을 짐을 기다리며 보냈습니다.  원래 일정에 있기는 했지만 짐 찾는다고 정신이 없어서 기도도 제대로 못하고 기적 수에 몸을 담그는 것도 시간을 잘못 알아서 못하고 했지만, 제가 특별한 병이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인지 모르지만 그냥 다음에 하면 되지라고 생각하며 그냥 별 아쉬움 없이 넘어가기는 했습니다.  아마 제가 어떤 병이 있었고 기적 수에 몸을 담그는 것이 그만큼 중요했다면 많이 아쉬웠겠지요.

아무튼 지금까지 세계에서 1억 7백만명 정도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렸었고 확진 판정을 받지 않고 지나간 사람들까지 하면 세계 인구의 약 10% 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렸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10명중에 한 명이라고 생각하면 정말 남의 이야기가 아닌 것이지요.  거기에다 다른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까지 하면 지금 세상에는 정말 병자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육체적인 병만이 아니라 장기간의 격리 등을 통해서 정신적인 고통을 받고 있는 이들 또한 너무나 많습니다.  오늘 창세기에서 하느님께서도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특히 병을 앓고 있으면서 전염성 때문에 가족도 함께 하지 못하고 아무도 돌보아 주는 사람이 없다면 그 만큼 더 고통은 커지는 것이지요.  지금은 성당으로 오지 않으면 병자 성사 마저도 받을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지요.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라도 병자들을 향한 하느님의 은총은 멈추거나 모자라지 않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고 그 사랑에는 제한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병자들을 위해서 오늘 만이 아니라 항상 기도해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인의 삶의 중요한 부분이지요.  오늘 복음에서 더러운 영이 들린 딸을 둔 이교도 부인이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딸에게서 마귀를 쫓아내 달라고 청합니다.  그리고 이 부인이 하는 것은 딸을 위한 기도인 것이지요.  마귀가 들려 아픈 딸을 위해서 예수님께 도와 달라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좀 심한 말로 그녀를 시험하시지만 그 간절한 마음과 믿음에서 나오는 기도를 들으시고 직접 가시지 않았지만 그 딸에게서 마귀를 쫓아 내십니다.  그리고 그 기도는 그 부인의 딸에게만 도움이 된 것이 아니라, 아마 그 부인에게도 앞으로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이스라엘인들은 자신이 이방이라고 차별했지만 이방인을 차별하지 않으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그와 같이 우리가 병자들을 위해서 하는 기도는 병자들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우리의 마음을 그 사랑으로 채울 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무엇보다도 우리가 당신의 사랑을 알기를 원하십니다.  루르드 성모님께서 베르나데트 에게 세번째 발현하셨을 때 당신이 말하는 것을 글로 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성모님께서는 베르나데트와 마음으로 대화하기를 원하셨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마음으로 대화하며 베르나데트의 마음을 하느님의 사랑으로 채워 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성모님의 말씀에는 강제성이 없었습니다.  베르나데트에게 그냥 오라고 해도 될 것을, 오히려 와 주겠냐고 부탁하는 듯이 말씀하시지요.  사랑에는 강제성이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들 중에 누구도 병자들을 위해서, 또는 다른 이들을 위해서 억지로 기도하는 것을 주님께서는 원하시지 않습니다.  해야 되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지요.  사랑이 없는 기도는 주님과의 대화가 될 수 없습니다.

우리 주위에는 지금 하느님의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물론 사람들의 병이 낫도록 기도해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알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고통에서 그들을 해방시킬 수 있는 것은 병이 낫는 것보다도 하느님의 사랑이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우리는 주님의 사랑안에서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협력하며 폭풍우가 끊이지 않는 이 험한 세상을 항해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느님과 마음과 마음의 대화를 할 때 주님께서는 우리와 우리 이웃의 고통 중에 오셔서 당신의 사랑으로 위로하시고 치유하실 것입니다.

오늘 기념하는 루르드의 성모님께 당신의 자녀들을 당신 사랑으로 보호해 주시기를 청하며 이 미사를 봉헌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