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1일 – 제 28주일

사람들은 아무나 혼인 잔치에 초대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결혼 식이나 자녀들의 결혼식 때, 저는 서품 때, 초대할 사람들의 명단을 만들어서 초대장을 보냅니다.  보통 자리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아는 사람이라도 다 초대하지는 못하고, 가까운 친구들, 친척들, 회사에 동료들 등, 자신의 삶에 영향을 주었고, 앞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을 초대합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잔치를 벌이는 사람이 판단하기에 어떤 이유에서 든 그 잔치에 올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초대를 받지요.  지금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재 확산으로 결혼 잔치를 할 수 있다고 해도 장소에 따라서 본인들까지 해서10명이나 25명까지 밖에 모일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적은 숫자라면 더욱 신중하게 생각해서 꼭 와야 하는 사람들만 초대를 합니다.

오늘 복음의 임금은 자기 아들의 혼인 잔치에 처음부터 모든 이들을 초대하지 않습니다.  이미 초대를 받은 이들, 청첩장을 받은 이들이 있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그들은 임금이 특별히 생각하고 그에게 중요한 사람들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임금의 초대를 무시합니다.  할 일이 있다고 밭이나 장사하러 가고 어떤 사람들은 잔치 준비가 끝났다고 알리려고 간 종들을 때리고 죽입니다.  그러한 그들의 만행은 종들을 향한 것이 아니지요.  종들이 맞고 죽었지만 그들의 행실이 나타내는 미움은 종들을 보낸 임금을 향한 것이었습니다.  임금은 그들을 존중하고 자격이 된다고 생각해서 초대를 했는데, 그들은 임금이 자신들의 시간을 내 주기에 합당하지 않다 거나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임금이 진노해서 살인자들을 없애 버리고 그 고을을 불살라 버릴 만하지요.

여러분은 누가 여러분의 초대를 거절한다면, 이미 초대장을 보내서 미리 알린 일인데도 바쁜 일이 있다고 거절하고 복음에 나오는 사람들과 같이 행동한다면 기분이 좋겠습니까?  다시는 보지 않겠다고 할지도 모르지요.

예수님의 말씀은 하느님의 초대를 거절하는 이스라엘을 두고 하신 말씀입니다.  그리고 나중에 초대받은 이들은 우리를 두고 하시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초대에 기꺼이 응답하고 있는 가요?  다른 거 다 제쳐 두고 주님께서 초대하시는 대로 응답하며 달려 가나요?  예복은 잘 챙겨 입고 가는 가요?  내가 그 초대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 그리고 특히 그 초대하신 분이 나에게 어떤 분인가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  별로 중요하지 않다면 응답할 이유가 없겠지요.

오늘 이사야서의 말씀에서 주님께서 모든 민족들을 위하여 베푸시는 잔치에 대해서 말합니다.  더 이상 고통도 없고 눈물도 없는, 오직 기쁨과 즐거움이 가득한 하느님의 나라의 잔치입니다.  그리고 그 잔치에 참여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걸었던 희망에 대해서 말합니다.  그 희망 때문에 그들은 모자라는 것없이 풍성한 주님의 잔치에 참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바로 주님께 걸었던 희망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 구원 안에서 기쁨을 만끽하는 것입니다.  그 희망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삶은 우리를 초대하시는 주님께 응답하는 삶입니다.

하지만 우리도 얼마나 쉽게 주님의 초대를 무시하거나 고개를 돌려 버립니까?  이웃을 사랑하고 용서하라고 초대 하시는데, 우리는 자존심을 세우고 내가 먼저라고 생각하며 나에게 잘못한 이들을 용서하지 못하고 사랑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주위에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손을 내밀어 도우라고 주님께서는 초대 하시는데, 이기심 때문에 내 욕심만 채우고 이웃의 어려움에는 침묵하고 있을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이 지상에서의 주님의 만찬인 미사에 초대하시는 데 얼마나 많은 이들이 그 초대를 무시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나, 오락을 선택하고 있습니까?  몰랐다가 갑자기 초대를 받았다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님의 초대는 세례 받기 전부터 계속되었기 때문에 신자로서 주님의 만찬인 미사를 통해서 세상에 나가서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고 초대받았다는 것을 과연 몰랐다고 할 수 있을 까요?

오늘 복음에서 초대를 받은 사람들도 나는 몰랐다고 한 사람은 없습니다.  이미 초대받은 이들을 불러오라고 임금이 종들에게 시켰기 때문에 그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초대받았는데 예복을 입고 오지 않은 사람도 다른 사람들은 다 입고 왔는데, 과연 결혼 잔치에 예복 없이 올 수 없다는 것을 몰랐을 까요?  알고도 입지 않은 것이지요.  그와 같이 심판 때에 주님 앞에 서서 ‘나는 초대받았는지 몰랐습니다’ 라고 한다면 그것은 거짓인 것이지요.  우리는 모두 알 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세례를 통해서 우리를 당신의 삶 안으로 초대하셨고, 세상의 삶을 그리스도 안에서 살아가면서 하늘 나라의 잔치에 들어갈 때 입을 예복을 갖추어 입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모르는 척하거나, 알고도 응답하지 않으려는 것이지요.

주님의 잔치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은 우리가 어떻게 하지 않아도 아드님의 십자가 죽음으로 우리에게 주어졌습니다.  그리스도의 피가 아무런 자격도 없는 피조물인 우리가 아버지의 잔치에 들어갈 수 있는 영광의 자리로 초대했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필리피서의 말씀에서 자신이 세상에서 비천하든 풍족하든,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라고 말합니다.  그와 같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주님께서는 우리가 당신의 초대에 응답하도록, 예복을 갖춰 입도록 필요한 것으로 채워 주시기 때문에, 세상의 삶은 하느님의 초대에 응답하지 않는 핑계가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받은 초대장을 잘 살펴보면 하늘의 잔치 날자는 나와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여러분의 이름과 초대되었다는 사실, 그리고 예복을 잘 갖춰 입고 오라는 주님의 사랑의 말씀이 적혀 있습니다.  우리는 그 초대장을 가지고 매 순간을, 앞에서 말씀드린 잔치에 들어간 이들이 말한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이제 잔치에 오라고 연락이 오기전까지 주님께서 마련하신 하늘의 잔치의 예고인 미사를 통해서 그 희망을 굳세게 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주님의 초대에 응답하도록 해야 합니다.  지금 내가 내 마음대로 이기적으로 살아간다면, 지금 당신이 초대에 응답하는 삶을 살아 가라는 것을 거절한다면 결국에는 예복이 없어서 잔치에서 쫓겨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눈물도, 고통도 없고 즐거움과 기쁨으로 가득한 잔치에 초대하셨습니다.  그 초대에 감사드리며 하느님의 잔치에 초대받은 이로서 희망을 가지고 마땅한 삶을 살아 갈 수 있도록 주님께 당신의 은총으로 우리를 채워 주시기를 간구하며 이 미사를 봉헌합시다.